봄비 내리는 화단에서

작성자 두류실
작성일 18-05-06 13:57 | 745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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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차분하게 내린다.

수선화, 동백, 꽃복숭아, 박태기, 겹벚꽃, 붓꽃, 영산홍이 정신 없이 꽃을 피우며 다녀간 화단은 이제 꽃양귀비 세상이다.

 

어디서 날아와 터를 잡은 지 모르지만, 올해는 제법 많은 녀석들이 하늘거리며 피어나 있다. 며칠 동안 꽃잎을 활짝 열고 벌들을 맞이하더니, 봄비에 잎을 뒤집고는 스스로 우산이 되어 꽃술을 감추고 있다.

 

온통 자라나 화단을 어지럽히고 있는 봄까치꽃과 광대나물, 그리고 이 꽃양귀비(뽀삐)에게 정리정돈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쓸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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